닫기
커뮤니티 | 미래의 나에게
[신승인]상대적인 미래의 나에게.
등록일 2016-05-11 14:01:52 조회수 13138

안녕.


지금쯤 넌 게임 회사에 취직해서 부모님에게는 뿌듯함을, 친구놈한테는 믿음을, 사랑하는 사람한테는 대견함을 주는 사람이 되어있거나, 


아니면


부모님 뵙기도 창피해서 어디 골방 하나 얻어가지고 알바로 한달한달 빠듯이 살면서 저녁이면 엄습하는 슬픔에 허우적거리며 눈물이 섞인 소주를 빨며 씁쓸한 오징어다리를 질겅이며 지금의 나를 저주하고 있을 테지.

미래의 나인 네가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지는 나도 확신할 수 없어. 난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그게 진짜 열심히 하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거든. 하지만 난 그래.

뭐라 해야 하냐, 내가 하는 게 재대로 하는게 맞는지 모르니까, 일단 아프든 죽을 것 같든 하기 싫어 몸부림이 쳐지든 할 수 있을 만큼 최대한 노력하는 건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내가 하는 게 열심히 하는 거라는 걸 안다면 적당히 설렁설렁 어느 정도만 하고 말 테니까.

그러니까 네가 어떻게 되어있을지는 몰라. 사실 생각도 안 해. 미래의 나까지 생각하면서 작업할 여유가 없거든. 미래의 내 모습은 어떨가, 하고 노력이라는 걸 한다면, 의미는 어떻든 제약이 걸려 버리잖아.

그건 싫다. 그러니까 그냥, 난 네 생각 안 하고 미친 듯이 그림이나 그릴래.


그러고 나서 한 번 다시 보자.

그래서 잘 돼 있으면 술 한 잔 비싼 걸로 사주라.

안 돼 있으면 내가 사줄게. 힘내 짜식아.

번호 제목 등록일
763[정호안]미래의 나에게2018-08-09
762[김민범]미래의 민범아2018-08-06
761[김성준] 2년후의 나에게2018-07-30
760[이윤호]미래에 난2018-07-26
759[정성진]3d 분야의 전문가를 향해2018-07-24
758[박성은]안녕?2018-07-19
757[권하영]하영아2018-07-16
756[한상범]너는2018-07-13
755[김성욱]하고싶은 것도 없었고 2018-07-12
754[김지수]안개낀 바다를 해쳐가는 나에게2018-07-11
753[임다희]항상 다희편인 다희가 다희에게!2018-07-09
752[나경우] 이미 늦은거 아니야?2018-07-06
751[최영아] 조금 더 발전했을 나에게2018-07-05
750[배찬희]찬희형에게2018-07-04
749[김동욱]네가 이거 볼때냐2018-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