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커뮤니티 | 미래의 나에게
[신승인]상대적인 미래의 나에게.
등록일 2016-05-11 14:01:52 조회수 13120

안녕.


지금쯤 넌 게임 회사에 취직해서 부모님에게는 뿌듯함을, 친구놈한테는 믿음을, 사랑하는 사람한테는 대견함을 주는 사람이 되어있거나, 


아니면


부모님 뵙기도 창피해서 어디 골방 하나 얻어가지고 알바로 한달한달 빠듯이 살면서 저녁이면 엄습하는 슬픔에 허우적거리며 눈물이 섞인 소주를 빨며 씁쓸한 오징어다리를 질겅이며 지금의 나를 저주하고 있을 테지.

미래의 나인 네가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지는 나도 확신할 수 없어. 난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그게 진짜 열심히 하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거든. 하지만 난 그래.

뭐라 해야 하냐, 내가 하는 게 재대로 하는게 맞는지 모르니까, 일단 아프든 죽을 것 같든 하기 싫어 몸부림이 쳐지든 할 수 있을 만큼 최대한 노력하는 건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내가 하는 게 열심히 하는 거라는 걸 안다면 적당히 설렁설렁 어느 정도만 하고 말 테니까.

그러니까 네가 어떻게 되어있을지는 몰라. 사실 생각도 안 해. 미래의 나까지 생각하면서 작업할 여유가 없거든. 미래의 내 모습은 어떨가, 하고 노력이라는 걸 한다면, 의미는 어떻든 제약이 걸려 버리잖아.

그건 싫다. 그러니까 그냥, 난 네 생각 안 하고 미친 듯이 그림이나 그릴래.


그러고 나서 한 번 다시 보자.

그래서 잘 돼 있으면 술 한 잔 비싼 걸로 사주라.

안 돼 있으면 내가 사줄게. 힘내 짜식아.

번호 제목 등록일
598[유주원]안녕2017-07-31
597[김예찬]지금의 나는 주변에 잘하는 사람분들이 많아서2017-07-28
596[이정혁]언제나 과거에 대해 후회해오던 내가2017-07-27
595[신정훈]정말 무사히 수업을 마치고 취업까지 하게 되어서 정말 잘됐다.2017-07-26
594[윤재철] 1년후의 나야 2017-07-25
593[전민영]미래의 내가 또 쉬지 않고 달리고 있진 않겠지? 2017-07-24
592[임창현]미래의 나에게2017-07-21
591[이상현]안녕. 반갑다2017-07-20
590 [김진수]내가 감히 너에게 말을 붙일 수 있다는 사실이 2017-07-19
589[최예원] 안녕? 미래의 나야?2017-07-14
588[홍지은] 고민하고 있니?2017-07-13
587[서동욱] 현재의 나는2017-07-12
586[조윤영] 이렇게 글을 쓴 건 오랜만이야2017-07-11
585[서상배]그렇게나 고대하던2017-07-10
584[나예린] API부터 삐걱거려서2017-07-06